이재무 브릭스에잇 대표 인터뷰
창업하자마자 컬처덱 만들어 실전파 인재 모아
마케팅 컨설팅과 캠페인 제작 지원, 광고 기획 등 노하우 공유
창업 4개월 만에 월 매출 1억원 돌파. 지난해 9월 설립한 브릭스에잇(BRICKS8, 대표 이재무)의 초반 성과다. 사실 맨 땅에 헤딩은 아니다. 이재무 대표가 건기식·뷰티 커머스 기업과 마케팅 에이전시 등을 포함해 4번째 창업에 도전했다. 그동안 다져온 업무 네트워크가 브릭스에잇의 연착륙을 도왔다.
최근 <바이라인네트워크>를 찾은 브릭스에잇(법인명 더브릭스코퍼레이션)의 이재무 대표(33)는 한눈에 보기에 에너지가 넘쳐났다. 그 에너지가 창업의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그가 마케팅 에이전시를 공동 창업하고서도 재차 홀로서기에 나선 것은 그만의 마케팅 방법론을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 보였다.
이재무 브릭스에잇 대표
출발부터 튀었다. 조직 문화를 문서화한 컬처덱(CultureDeck)을 창업 극초기에 외부 공유하고 인재들을 모았다. 회사 컬처덱은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보통 60~80명 조직으로 컸을 때 기업 문화의 방향을 정립하고 통일성을 갖추고자 컬처덱을 내놓는 것이 업계 일반의 움직임이기도 하나, 그는 4번째 창업에서 생각을 달리 했다.
“개인적으로 여러 번 비즈니스를 해오면서 느낀 것이 저한테도 미션이나 비전 이런 것들이 뜬구름이었습니다. 제가 대표이고 임원이었으니까 만든 것이지 저도 이게 진짜 와닿나 사실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런데 이번엔 컬처덱을 진짜 디테일하게 설계해야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컬처덱이 가장 필요한 곳이 10인 미만 기업이라고 봤고요. 기업이 10명 15명 정도가 넘어가면 파벌이 생깁니다. 예를 들어 밥을 한 번에 먹지 못하고 두세 팀 쪼개서 밥을 먹으러 가는데요. 그때부터 조금씩 기업 문화가 갈리기 시작합니다. 왜 10명 미만일 때부터 컬처덱이 필요하다라고 봤냐면 그때가 한 사람의 목소리로 방향성을 통일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모든 생각을 다 듣고 그 생각에 맞춰서 계속해서 컬처덱을 최적화할 수 있고요. 그래서 컬처덱을 만들어두면 초기 멤버들이 뒤에 오는 사람들을 설득하고 리드를 하고 같이 이 방향으로 가보자라고 얘기할 수 있겠다라고 봤습니다.”
“제가 구인을 3월 한달을 했습니다. 3주 열고 닫았고, 이력서 150개 정도 가운데 50분 정도를 만났습니다. 그 중에서 6분을 모셨고요. (회사 검색이 되지 않는 가운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지원할 수 있었던 게 컬처덱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색깔이 너무 명확하고 뾰족하다 보니까 채용 공고를 올리고 라이브 직전까지도 고민을 많이 했죠. 좀 브로드하게 바꿀까 싶다가 이 모든 것들을 공감하는 분들을 모셔야겠다, 그래야 훨씬 더 잘할 수 있겠다 생각했고, 굳이 더 설명하지 않아도 다들 이해하지 않겠나 했는데 실제로 진짜 그런 분들이 모였습니다. 생각하는 관점이 비슷하고 컬처 핏이 완벽하게 들어맞아요. 저는 진짜 10명 플러스나 마이너스에서 컬처덱이 너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 대표는 글로벌 마케팅 플랫폼으로 유명한 인사이더 등과 협업하면서 확보한 업계 네트워크를 발판으로 브릭스에잇을 연착륙시킨 뒤 브랜드 파트너십의 폭을 넓히고 있다. 브릭스에잇은 대한항공, LG전자, KB증권 등 대형 브랜드사와 루에랑(Lou et lang), 밀리그램, 옥토넛, 클리움, 아트인룸. 남산동커피, 범표원두 등 다양한 중소 기업 요청을 받아 마케팅 전반의 컨설팅과 캠페인 제작 지원, 온오프라인 광고 기획 및 운영 대행, 웹사이트 기획과 리뉴얼, 개인화 마케팅 등 성공 사례를 만들어냈다.
“일반적인 에이전시는 브랜드를 계속해서 늘려갑니다. 이전 에이전시에선 13명이 120개 브랜드를 했었죠. 저희는 지금 운영 중인 브랜드가 대한항공, LG전자 등 다 포함해도 10개가 안 됩니다. (파트너) 비즈니스를 성장하는데 리소스를 쓸 수 있어야 하고요. 마케팅 비용 대비 수수료를 받는 게 일반적인 에이전시 모델이라면, 저희는 고정 비용을 받습니다. 그 비용을 받고 마케팅팀 자체를 브릭스에잇이 대체할 수 있고, 온라인 영역을 성장하는데 집중하거나 할 수 있죠. 이렇게 고정비를 받고 브랜드에 집중하면 맡기는 쪽에서도 만족도가 올라가더라고요. 매출 셰어(분배)도 받습니다. 파트너 성장에 기여해서 매출을 올리면 셰어하게 되니까 우리한테도 좋은 일이죠.”
이 대표는 개인화 마케팅 성공 사례로 ‘대한항공’을 첫손에 꼽았다. 마케팅 프로젝트 전반을 매니징하면서 고객 데이터를 어떻게 받고 분석해서 운영할지 등을 설계하고 내부 교육도 담당했다.
“고객 데이터를 통합하고 어떤 캠페인을 진행할지도 기획했죠. 예를 들면 비행기 출발 전 30일엔 호텔 예약 푸시를, 14일 전엔 렌터카 예약 푸시를, 3일 전엔 여행자 보험 가입 푸시를 보내는 거죠. CRM(고객관계관리) 솔루션 사용 교육과 매뉴얼 등을 만들었습니다. 대한항공 프로젝트는 구축 단계입니다. 개인화 마케팅으로는 제일 의미 있었던 프로젝트입니다.”
브랜드 리브랜딩 사례로는 ‘루에랑‘을 꼽았다. K푸드를 프랑스 현지에 납품하는 기업이다.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 프로모션을 기획했다.
“언박싱 코리아 프로젝트였는데요. 박스를 열면 비행기 티켓 같은 게 있고, 티켓 넘버로 추첨해서 파리에서 서울로 여행을 보내주기도 했습니다. 박스 안엔 한국의 K푸드들이 들어가 있고요. 상세 페이지와 웹디자인, 팝업 스토어가 열리기 전 파리 주변 몇 킬로미터 내외해서 사전 홍보 마케팅을 했었습니다. 까르푸 임직원분들에겐 개개인 성함에 맞춰 개인화된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는 ‘아트인룸’ 브랜드도 떠올렸다. 백드롭 페인팅을 취급하며 누구가 미술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접근을 하는 브랜드다.
“박스로 배송이 올 때 패키지를 디자인했습니다. 패키지를 접으면 캔버스 받침대가 되는 형태로 구조를 리뉴얼했죠. 기존엔 항상 버리는 패키지였는데, 그걸 재활용해서 사용자가 계속해서 쓸 수 있는 걸로 재탄생시키는 재미있었던 프로젝트였습니다.”
이 대표는 여러 브랜드와 일하며 쌓은 노하우와 관련해 제조사에서 하는 아쉬운 결정 중 하나로 ‘가격 인하’를 꼽았다.
“선크림과 앰플, 마스크팩을 파는 브랜드를 예를 들겠습니다. 보통 제조사들이 싸게 팔면 많은 사람들이 사줄거야 생각하고 가격을 낮추는 의사결정을 먼저 합니다. 요즘은 가격 낮추는 의사결정을 하면 성과가 날 수 없습니다. 뷰티 브랜드의 고객 획득 비용이 아무리 낮아도 2만원대입니다. 고객 한명을 획득하고 구매 전환을 시키면서 발생한 게 2만원 정도인데요. 제품 가격이 3만원이면 성과가 안 나잖아요. 그래서 저 같은 경우엔 자외선이 강한 환경에서 선크림을 쓴다는 것이고, 선크림을 바르고 집에 와서는 보습이나 자외선을 받았으니 떨어진 피부 탄력을 앰플로 채우고 마스크팩으로 케어하는 구성을 해서 팔자, 그래서 보통 브릭스에잇은 그 구성부터 짭니다. 객단가를 2배 올리는 건 생각보다 쉬운데요. 광고 효율을 2배 올려서 고객 획득 비용 2만원을 1만원으로 내리려면 정말 많은 테스트와 많은 뭔가를 해야 합니다.”
“객단가가 낮으면 제품 구성을 바꾸기도 하고, 전환율이 낮다면 상세 페이지를 바꾸시죠 할 수 있죠. 인트로에서 AB테스트를 하고 리뉴얼도 하고요. 제품력이 좋은데 재구매율이 떨어진다면 관련한 CRM 프로모션을 할 수 있습니다. 재구매 주기가 6개월이라면 5개월쯤에서 먼저 푸시를 보내서 고객님만 접근할 수 있는 히든 링크를 주는 거죠. 이런 식으로 브랜드 관점에서 어떤 데이터를 유의미하게 개선하는 게 나을지 저희들이 접근합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